61 2026. 8. August Vol. 710 앞서 얘기했던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제대로 하 는 게 뭐예요?”라는 말을 다시 살펴볼까요? 그 말을 들은 순간에는 ‘제대로 하는 게 뭐냐’는 말만 귀에 들어올 겁니다. 목소리까지 높이니까 지금 나를 탓 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고요. 그런데 거기서 화를 덜어내고 보면 고객이 하려던 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돈을 냈으니 내 일을 확실 하게 처리해 달라’는 거죠. 결국 법무사가 봐야 할 건 겉으로 터진 ‘감정’이 아니라, 그 아래 깔린 진짜 용건, 즉 ‘요청’입니다. 고 객이 언성을 높이고 험한 말을 쏟아내도 거기 휘둘 리지 않고 그 속에서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알아듣 는 겁니다. 말하자면 고객의 막말을 ‘요청’으로 ‘번 역’해 내는 거죠. 그런데 머리로는 이걸 알아도, 막상 고객이 눈앞 에서 소리를 지르면 요청이고 뭐고 번역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를 알려면 막말을 들었을 때 뇌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부터 봐 야 합니다. 막말처럼 나를 위협하는 말이 들리면 뇌 속 ‘편도 체’라는 곳이 곧바로 반응합니다. 편도체는 위험을 감지하는 경보기 같은 곳인데요. 누가 나를 공격한 다 싶으면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경보를 울려서 몸을 싸울 태세로 만들어버립니다. 누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하고 방어 자세가 되는 것처럼요. 반대로, ‘전두 엽’이라는 곳은 차분하게 따져보고 판단하는 이성의 자리입니다. 고객의 화 밑에 깔린 진짜 요청을 읽어 내는 것도 전두엽이 나서야 되는 일이죠. 그런데 이 편도체와 전두엽에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마치 시소처럼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간다는 건데요. 막말을 듣고 편도체 가 확 달아오르면 전두엽은 그만큼 힘을 잃기 쉽다 는 거죠. “아니, (삐--)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제 대로 하는 게 뭐예요?” 상담을 하다 감정이 상한 고객에게 이렇 게 욕설까지 섞인 막말을 듣는 경우가 생긴 다면 진이 쭉 빠지실 겁니다. 복잡하게 얽 힌 사건이야 아무리 골치 아파도 시간과 품 을 들이면 어떻게든 풀립니다. 그런데 화가 잔뜩 난 고객을 진정시키는 일은 쉽게 풀릴 것 같지가 않아 보일 텐데요. 사실 이런 막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욱하게 되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저렇게까지 말하나’ 싶어 억울하고, 당장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라고 맞받아치고 싶어집니다. 그러다가도 이내 다른 생각이 듭니다. 괜히 맞섰다가 일만 더 커지는 거 아닌가, 그냥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고 얼른 넘어 가는 게 낫지 않나 싶은 거죠. 따지자니 겁 나고, 참자니 억울하고. 이 두 마음 사이에 서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런데 이 두 마음에는 한 가지 공통점 이 있습니다. 고객이 화났다는 ‘감정’에만 반응하고 있다는 거죠. 정작 고객이 왜 화 가 났는지, 그 속은 들여다보지 못하고요. 생각해보면 고객이 법무사를 찾아온 건 결 국 풀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일 텐데요. 그런데 그 일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잘 되고 있는지 확신이 안 서니 불안하고, 답 답한 마음이 쌓이다가 결국 막말로 터져 나 왔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막말을 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 화의 밑 바닥에는 ‘해결하고 싶은 무언가’가 깔려 있다는 거죠. 막말 앞에서 이성이 밀려나는 이유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 고객 상담의 기술Ⅱ 현장활용 실무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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