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9월호

61 2026. 9. September Vol. 711 임종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는 말을 쓰기 가 민망하긴 하지만, 정말 다행이었다. 모든 자녀가 어머니의 소천을 배웅했다. 그 자리에서만큼은 수십 통의 메일도 형사 고소 협박도 없었다. 후견 사무가 종료된 후 상속인들과 마지막 면담을 가졌다. 반환받지 못한 부당이득금, 컨테이너의 유 체동산, 여수시 토지 매각, 끝나지 않은 소송, 이 모 든 것은 이제 상속인들이 협의하여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사무실로 돌아와 최종 재산보고서 마지막 항 목에 어르신의 사망 일자를 기재했다. “2026. 3. 2.” 이번 후견 사무는 단 한 순간도 평온하지 않았다. 장남과 차남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립하였고, 서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서로 후견인을 자신 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형사 고소 협박도 여러 차례 있었다. 장남에게서 반환받아야 할 15억 원 중 실제 환수한 것은 5억 원뿐이었고, 유체동산도 결국 처분하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는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한 사건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한 노인이 마지 막 1년 5개월을 비교적 안정된 좋은 환경에서 살았 다. 쾌적한 아파트에서 24시간 전담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았으며, 매주 장남이 찾아와 손을 잡아주 었다. 치매약을 잘 복용했고, 한의사가 직접 방문해 처 방한 한약도 거르지 않았다. 날씨 좋은 날에는 휠체 어를 타고 산책도 했다. 그리고 임종 때, 모든 자녀 가 곁에 있었다. 법무사 후견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것은, 화려 한 승소 기록이나 절감한 비용의 숫자가 아니라, 장 남과 차남 사이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두 사 람 모두 어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균형을 잘 잡아왔다는 사실이다. 성년후견인의 일은 단순히 법률사무를 잘 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일의 본질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복리의 편에 서는 것 이다. 법률의 언어로 재산을 지키고, 협상력으로 비 용을 절감하고, 절차의 정확성으로 법원의 신뢰를 얻으면서 동시에 가족 사이의 감정적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는 것이다. 어르신을 처음 만났던 날, 아무 조건도 계산도 없 는 그 환한 웃음을 받았던 사람이 그의 편에 서지 않 으면 누가 서겠는가. 어르신의 마지막 봄은 결국 오 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의 마지막 겨울을, 우리는 최 선을 다해 지켰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스 스로 위로해 본다. <P.S.> 이 글은 성년후견인으로서의 실제 업무 경험을 바 탕으로 작성했다. 피후견인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 및 일부 세부사항은 가명 또는 익명으로 처리하 거나 변경했다. 성년후견인 업무의 본질 나의 사건 수임기 현장활용 실무지식 반환받아야 할 15억 원 중 환수한 것은 5억 원뿐, 유체동산도 끝내 처분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노인은 마지막 1년 5개월을 안정된 돌봄 속에 보냈고, 임종의 순간 모든 자녀가 곁에 있었다. 후견인으로서 자긍심 을 느끼는 것은, 승소의 기록이 아니라 대립하는 두 아 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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