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MOVIE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PRESCRIPTION 반복되는 매일이 지겹게 느껴질 때, 「퍼펙트 데이즈」 자기만의 리듬 영화평론가 이른 새벽. 그는 침구를 정리하고 식물에 물을 준 다. 턱수염을 다듬고 작업복을 차려입은 뒤 집을 나 선다. 매일 반복되는 그의 출근 루틴은 단출하지만 정갈하다. 자기만의 속도로 아침을 연 이 남자가 도착한 곳 은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구석까지 꼼꼼하게 닦는 손길은 자기 집을 매만지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동료는 말한다. 뭘 그렇게까지 하세요. 어차피 더러워지는데. 독일의 거장 빔 벤더스가 2023년 발표한 일본·독 일 합작 영화 「퍼펙트 데이즈」다. 일본의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가 주연을 맡아 칸영화제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쉘 위 댄스」로 잘 알려진 배우 다. 그가 더할 나위 없이 연기하는 ‘히라야마’는 반복 되는 매일을 자기만의 빛으로 물들이는 남자다. 그 는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머리 위로 지나가는 구름 과, 화장실을 나서는 어린아이의 눈길을 놓치지 않 고 미소로 화답한다. 「퍼펙트 데이즈」는 그의 며칠을 따라가는 게 전 부인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내 흥미롭다. 믿 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하루를 하염없이 지켜보 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건 아마도 이 영화가 어떤 진 실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별다를 것 없는 매일 이지만, 끝내 애틋하고 소중한 건 어째서일까? 아래 부터 「퍼펙트 데이즈」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다. 히라야마의 일은 단순하다. 세면대, 타일, 문고리 까지 닦고 또 닦는다. 그런데 매일 조금 다르게 느껴 진다. 똑같은 루틴 사이로 사소한 변화들이 스며들 어, 그날 하루를 다른 색으로 물들이기 때문이다. 마 치 변주되며 퍼져 나가는 돌림노래처럼. 영화에는 히라야마가 운전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 한다. 그가 지나다니는 도쿄 거리도 익숙한 풍경이 다. 하지만 그의 눈으로,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감상하는 그 거리는 어쩐지 근사하다. 단조로운 동시에 다채로울 수 있을까. 평온한 동 시에 풍성할 수 있을까. 히라야마의 매일은 얼핏 보 아 상반되는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 비결 이 뭘까. 아마도 그가 성실하고 굳건하게 지키는 자 기만의 리듬일 것이다. 그는 예쁜 것을 볼 때마다 사진을 찍고 현상해 날 짜별로 정리한다. 그가 자기 인생을 대하는 태도도 이와 같다. 매일 들르는 식당과 목욕탕은 평범한 듯 하지만, 주인장의 감성이 묻은 편안한 공간이다. 아 단조로운 동시에 다채로울 수 있을까 홍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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