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2026. 9. September Vol. 711 마도 히라야마가 매일 조금씩 공들여 찾은 가게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일상은 그가 평생에 걸쳐 큐레이 팅한 작품들의 전시관이다. 하루 또 하루 이어지는 즐거운 손길은 그의 인생 전체를 조각해 왔다. 사실 히라야마가 이런 일상은 유지하는 데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그의 곁에는 가족도, 친구도 없다. 모두와 약간의 거리를 유지하며 지키는 평온. 불쑥 찾아온 여동생은 처음으로 아픈 소리를 내 뱉는다. 정말 화장실 청소를 하며 사는 거야? 그는 곧 동생을 돌려보낸다. 영화는 그가 자기 리듬을 지키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를 숨기 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가 쌓은 일상을 바라보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거기에 삶의 진리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히라야마는 조카에게 말한다. “내가 사는 세상과 니코 엄마(히라야마 의 여동생)가 사는 세상은 많이 달라.” 왜 아니겠는가. 우리의 세상은 조건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제각각이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던 둘은 문득 멈춰 서서 강물을 바라본다. 이 강물을 따라가 면 바다가 나온다며. 이 생뚱맞은 장면은 그가 미처 말하지 않은 진실을 넌지시 전 한다. 우리 인생도 저 강물처럼 모두 다른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물길, 그러니까 바 다에서 만날 거라고. 우리는 삶의 바다에서 어떤 진리를 나 누게 될까. 「퍼펙트 데이즈」는 이렇게 말 한다. 어떤 이도 반복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겠지만, 그걸 매일 정성스레 빚다 보면 근사한 인생과 만나게 될 거라고. 우리 각 자의 색과 빛이 밴 멋진 하루를. 영화의 마지막. 나는 히라야마의 일상에 물든다.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깨고 음악을 들으며 출근하고 같은 곳을 청소하고 돌아오는 하루. 동료의 말대로 어차피 어질러질 곳을 깨끗하게 되돌리는 단순한 하 루. 그런데 그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래서 지치지 않 고 닦고 또 닦는 그의 손길은 믿음직스럽고 포근하 다. 때마침 흘러나오는 니나 시몬의 노래가 들린다. It's a new dawn. It's a new day. It's a new life for me. And I'm feeling good. 반복의 굴레서도 매일 정성스러운 하루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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