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3월호

ISSN 2233-4688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2024. 03 vol. 681

발행인 이남철 편집인 박철훈 편집주간 김병학 편집위원 강상수·강성구·강신기·권중화·김정준·김정호·박성익 박윤숙·윤정진·윤평식·이경록·장태헌·정진홍·최상익 편집장 임정와 편집간사 김승준 발행처 대한법무사협회 발행일 2024년 3월 5일 통권 제681호 디자인·인쇄 주식회사 더블루랩 일러스트 조옥경 정기간행물 등록 1965년 5월 7일 강남, 라 00102호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651 (논현동, 법무사회관) 전화 02)511-1906~9 팩스 02)546-4362 이메일 <편집부> kabl@hanmail.net 홈페이지 www.kabl.kr 비매품 ※ 본지에 게재된 글들은 대한법무사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3월 머그컵 의뢰인의 사건으로 늘 머리가 복잡한 법무사에게 머그컵에 가득 내린 커피 한 잔은 망중한의 소중한 휴식이다. (※ 표지 주인공의 머그컵은 박윤숙 편집위원의 애장컵을 모델로 하였음.) 법 무 사 와 애 장 품

08 열혈 법무사의 민생사건부 _ 20대 학폭 피해자의 개인파산 및 면책 청구사건(2023. 수원회생 법원)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_ 미국 개미들의 공매도 전쟁에 숨겨진 사기극, 『월 스트리트에 한 방을 : 게임스톱 사가』 20 주목 이 법률 _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현황과 향후 과제 24 법률고민 상담소 _ 민사소송(공증무효), 가족관계등록, 민사(담보책임), 가사(유언) 분야 28 새로 시행되는 법령 _ 「아동복지법」 일부개정(2024.2.9. 시행) 등 30 요즘 화제의 판결 _ [대법원 2020도12586] 「형법」 위반(도주미수) 등 89 내가 만난 법무사 _ 김병학 법무사(서울중앙회) 32 이슈와 쟁점 _ 행안부 ‘위택스 시스템’ 불편사항에 대한 대응과 개선과제 _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 보호법」 공시방법의 개정 필요성과 개정 제안 _ 인공지능에 의한 손해발생책임 문 제의 쟁점과 입법 과제 42 발언과 제언 _ 「채무자회생법」 개정법률의 주요 내용과 과제 _ 미혼부자녀의 출생등록제 개선 을 위한 「가족관계등록법」 개정 의 필요성 48 뉴스 투데이 _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령」 제 정령 시행 등 50 법무사가 사는 법 _ (사)한국성년후견본부 신임 이사장, 최인수 법무사 Contents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법으로 본 세상 법무사 시시각각 14

54 법무현장 Q&A _ 협회 최근 질의회신 공유 58 맞춤형 최신 대법원 판례요약 _ 2023.12.14.선고 2022다210093 판결 등 62 나의 사건 수임기 _ 후순위 상속인의 실종선고심판청구 인용 결정 후기 08 미경유람 _ 서울 봉은사의 철쭉 68 오뚝이 멘탈 관리법 _ 휘둘리지 않는 멘탈의 비결 - 유연성과 거리두기 72 율사삼인지언문 _ 성년후견과 법무사 ① 성년후견으로 맺은 인연, 꼬리에 꼬리를 물고 74 문화路, 쉼표 _ (수상) 아버지의 눈물 _ (시) 봄날의 산책 76 명문장으로 읽는 책 한 권 _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인생이 아니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78 음악이 들리는 그림이야기 _ 앙리 마티스, 「삶의 기쁨」 & 로베르트 슈만, 교향곡 제1번 op.38 「봄」 80 협회는 지금 _ 협회 · 지방회 · 법무사 동정 84 법무사 신규등록 · 등록공고 88 편집위원회 레터 _ 수원화성을 걸으며 현장활용 실무지식 슬기로운 문화생활 동정·등록 76 50 05 Vol. 681 2024. 03. March

06 미경유람 슬기로운 문화생활

美 景 遊 覽 03 서 울 봉 은 사 의 철 쭉 07 2024. 03. March Vol. 681

“안녕하세요! 개인회생 직접 해주시는 법무사님, 맞으시죠? 상담 좀 받고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네~, 본인이 하시려고 알아보시는 거세요?” “아니요, 제 딸이 개인회생을 해야 될 것 같아서요.” “아, 네. 따님 소득이나 채무액에 대해서 아시나요?” 20대 중반 딸의 개인회생, 대신 상담한 엄마 2022년, 한 중년 여성께서 개인회생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중년 여성분들이 전화를 하는 경우는 본인의 개인회생을 위해서도 있지만, 배우자 나 혹은 부모님의 채무 문제로 인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 개인회생을 할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하게 되는데, 뜻밖에도 20대 딸의 개인회생을 알아보고 있는 어머니의 상담 전화였다. “제 딸이 지금 ○○에서 재택근무로 고객 상담을 하고 있어요. 소득은 최 저임금 정도일 거예요. 그나마도 풀 근무는 아니어서 소득은 좀 적은 편이지 요. 채무도 많지는 않은데 워낙 소득이 적으니 이런저런 세금이며 대출 납부를 어려워하더라고요. 딸이 워낙 소극적인 성격이라 고객 상담을 많이 힘들어해 서 근무에 공백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미납이 조금씩 생긴 모양인데, 미납 세금도 좀 있고요….” 청년 ○○ 씨의 ‘이유 있는’ 파산 20대 학폭 피해자의 개인파산 및 면책 청구사건 (2023. 수원회생법원) 악세사리 08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채무자 본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딸의 상황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전에 따님과 먼저 통화해서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전화로 근무하시는 분이 니 제가 전화해도 연결이 어려울 것 같고, 편한 시간에 사무소로 전화 달라고 해주시겠어요? 전화로 상담하는 것이 부담되면 카톡 상담도 괜찮습니다.” 개인회생 서류를 준비하기 전에 의뢰인 본인이 도 박(토토나 온라인도박 포함)이나 주식이나 코인 등에 과 도한 투자를 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물어봐야 하기 때문에 본인과의 직접 상담은 필수적인 것이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식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법이니까. 경험상 20대 중반의 여성이 개인회생을 하는 경우 는 크게 2가지 케이스가 많다. 첫째는 불우한 가족환경 으로 본인이 소녀가장 역할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느 라 빚이 커지는 경우, 둘째는 요즘 청년들이 흔히 말하는 “욜로”나 “플렉스(flex)” 생활을 즐기느라 카드 리볼빙 대 금이 커져서 갚지 못하는 경우. 그런데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이러한 전형적인 케 이스와는 좀 다른 것 같았다. 경험상 20대 중반의 여성이 개인회생을 하는 경우는 가족부양으로 빚을 지거나 본인의 낭비로 카드 리볼빙 대금이 커지는 경우가 많으나, 의뢰인은 이러한 전형적인 케이스와는 좀 달랐다.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였고,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알바를 했으나 좁은 시골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을 고객으로 대하게 되자 알바도 그만두었고, 이후 사회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리 09 2024. 03. March Vol. 681

이 있으면 질문도 하고 실수도 하는 법인데, 통 소식이 없다가 답답해진 필자가 서류준비는 하고 있냐고 물으 면 “제가 몸이 안 좋아요.”라며 계속 미루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이러한 의뢰인의 태도가 못마땅했다. 본 인의 채무 정리를 어머니가 나서서 도와주려 하는데 당 사자가 이렇게 협조를 안 하다니. 필자는 서류를 기다리 다 지쳐 결국 어머니에게 “본인이 직접 서류를 준비 못 하면, 가족 분들이라도 나서서 같이 도와주셔야 접수가 가능합니다.”라고 최후통첩을 하였다. “법무사님, 죄송해요. ○○이가 정말 몸이 안 좋아 요. 걱정이네요. 아휴. 제가 최대한 ○○이 언니랑 같이 준비할 수 있는 서류는 준비해 볼게요.” 의뢰인은 왜 빚을 지게 되었는가?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기본 적인 서류 외 “채무증대경위서”를 제출해야 한다.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만으로는 담당 회생위원이 채무자 각자의 구체적인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왜 본인이 채무를 갚 을 수 없는 사정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최대한 자세하고 진솔하게,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다. 이 경위서는 회생위원이 서류를 검토할 때, 어떤 관 점으로 해석해야 할지 길잡이를 제공한다. 그래서 필자는 개인회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채무증대경위를 최대 한 자세하고 솔직하게 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류와 법률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보다 법무사 가 더 잘 파악할 수 있지만, 당사자 본인의 인생사는 절 대로 본인보다 잘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제아무리 유능한 법무사라도 본인이 직접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적어내 려 가는 경위서보다 더 좋은 경위서를 쓸 수는 없다. 가끔은 의뢰인이 적은 아주 소박한 문장에서 감동 을 느끼곤 한다. 내가 감동을 느낀다면 법원과 회생위원 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 그래서 필자는 아주 연령 이 높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사무소에서 완전한 대필을 해주지 않고, 경위서는 반드시 본인이 작성하시도록 하 고 있다. 대신 꼭 필요한 내용은 짚어드리고, 경위서가 편 전화연결도, 서류준비도 잘 되지 않는 의뢰인 나는 개인회생을 본직 법무사와 담당직원, 그리고 의뢰인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야 결승점까지 잘 도달할 수 있는 이인삼각 달리기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무 소에서 열심히 해도 의뢰인이 기본적인 서류 준비를 제 때 해주지 않으면 업무가 밀리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뢰인이 납부할 수 있는 수준의 좋은 변제계획 인가를 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도 의뢰인의 협조가 중요한 사건이 개인회생이다.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기까지 법원에 참 많은 서 류를 내야 하는데, 그중에서 1차적으로 금지명령을 받기 위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를 통상 ‘개인회생 1차 서류’ 라고 한다. 의뢰인이 이 1차 서류를 얼마나 빠르게 준비 해 오는지를 보면, 의뢰인과 사건을 끝까지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의 의뢰인인 ○○ 씨는 앞으 로가 참 걱정되는 의뢰인이었다. 전화연결도 쉽지 않고, 요구하는 서류도 준비가 늦었다. 심지어는 서류를 준비 하고는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보통의 의뢰인들은 서류준비를 하다가 궁금한 점 10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하게 읽히도록 수정·편집하는 정도만 도와드리고 있다. 언니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 씨의 채무경위서 가 도착했다. 채무가 있기까지 그간의 경위를 적어내려 간 의뢰인의 경위서는 서류 준비에 늑장을 부린다고 못 마땅하게 여겼던 나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 씨는 학창시절에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였고,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성년을 맞이하면서 좁은 시골에 서 이런저런 알바를 했지만, 학창시절 본인을 괴롭혔던 이들을 고객으로 대하는 일이 생기면서 알바도 그만두 고, 사회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답답함을 느낀 ○○ 씨는 문득 고향을 떠나야 제대 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양에 살고 있는 언니를 따라 낯선 도시 안양으로 올라와 새로 일자리를 구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고졸의 20대 초반 여성이 할 수 있는 일 자리는 흔히 ‘콜센터’라 불리는 ‘고객상담센터’ 정도였다. 이직률이 높은 콜센터는 취업의 문턱이 낮아 ○○ 씨가 취업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장기근속 은 다른 문제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도 감정노동으로 인 해 힘들어한다는 콜센터에서 이미 마음의 병이 깊어진 ○○ 씨가 오래 버티기는 힘겨웠을 것이다. 결국 ○○ 씨 는 도시에 올라와 겨우 얻은 일자리에도 적응하지 못하 고 퇴사를 선택한다. 이런 딸을 보다 못한 엄마는 그냥 고향에 내려와 작 은 가게라도 하라며, ○○ 씨 앞으로 작은 액세서리 가게 를 내주었다. 엄마와 함께 운영하면 서울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고객상담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생각했던 것이다. ○○ 씨의 사정을 가엽게 여기는 주변 친지들에게 돈을 조금씩 융통해 마련한 작은 상점. 이곳에서라도 마 음의 병을 치유하며 사회생활에 적응하면 좋았을 텐데, 이 가게에도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방문하기 시작했고, 두려움을 느낀 ○○ 씨는 도망치듯 다시 안양으로 올라 왔다. ○○ 씨를 위해 가게를 시작했던 어머니는 정작 ○ ○ 씨가 고향을 떠나자 상점 운영을 어찌해야 할지 우왕 좌왕하다가 코로나를 맞게 되었고, 어려워진 상점 때문 에 대출을 받게 되면서 그것까지 ○○ 씨 앞의 채무로 남 게 되었다. 청년의 파산 신청, 잘 해주지 않는 이유 필자는 5년차 법무사가 된 지금까지 개인회생·파산 사건을 총 200건 가까이 직접 진행했다. 상담한 건수로 치면 아마 500건은 족히 넘어갈 것이다. 개인회생을 처음 맡을 때는 의뢰인이 “저 우울증이에요.”라고 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경위서에 그 부분을 강조하면서 낮은 변제율을 허락해 달라고 법원에 선처를 구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의뢰인들이 “우울증”을 개인 회생 진행을 위한 일종의 ‘치트키’로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우울증에 빠져있다고 했 는데, 낮은 변제율로 인가결정을 받고 나면 언제 그랬냐 는 듯 순식간에 나보다 더 밝아졌고, 우울증이라면서도 기민하게 변제율을 낮추기 위한 트릭을 먼저 제안하는 가 하면, 서류준비도 누구보다 재빠르게 해내는 것이다. 그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이제는 “법무사님, 저 우울증이에요”라고 하면, “네, 요즘 빚이 많으신 분들은 다 우울해하세요.”라고 받아칠 정도가 되었다. 여러 사건 을 다루면서 사람들의 고통에 무디어진 것인지도 모르 겠다. 우리 사무소 간판에는 크게 “개인회생·파산”이라고 쓰여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파산 상담을 하는 분들 개인회생을 하려면 ‘보정’을 해야 하는데, 1차 서류보다 훨씬 더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보정기간도 정해져 있다. 그 기간 안에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건이 기각되어 개인회생 신청을 안 한 것보다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 의뢰인이 간단한 1차 서류 준비조차 힘들어하는 상황이라 나는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11 2024. 03. March Vol. 681

개인회생을 하려면 ‘보정’을 해야 하는데, 1차 서류 보다 훨씬 더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보정기간도 정 해져 있다. 그 기간 안에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건이 기각되어 개인회생 신청을 안 한 것보다 더 불리해질 수 도 있다. “제가 지금까지 ○○ 씨를 지켜본 바로는, 간단한 1 차 서류 준비조차 힘들어서 잘 못하는 상태에서 그 복 잡한 보정서류를 준비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해요.” 나는 ○○ 씨는 개인회생보다 파산이 낫다는 걸 이 해시키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또, 개인회생을 하면 3년 동안은 고정적인 소득이 발생해야 하고, 이것을 기준으로 해서 매달 법원에 돈을 내야 하는데, ○○ 씨가 그렇게 고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잖아요. 혹시라도 중간에 돈을 못 내면 채무가 고스란히 살아나거든요. 그간 안 갚은 연체이자 와 함께요.” ○○ 씨의 어머니는 딸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될 까 싶어 진지한 눈빛으로 내 말을 경청했다. “제가 원래는 청년들의 경우는 파산을 잘 해주지 않 지만, ○○ 씨의 경우는 파산을 하는 것이 맞는 케이스 같 습니다. 파산을 하면 파산관재인이 ○○ 씨의 현재 건강 상태도 감안해 주실 거고, 서류 준비도 비교적 여유가 있 이 많았는데, 내가 개인회생·파산 사건을 상담하던 기준 은 이랬다.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은 직장을 구해서 개인회생, 은퇴연령 이후에는 파산, 나이가 젊더라도 사업부진으 로 채무가 발생한 경우에는 파산, 남편 사업 때문에 빚 을 진 여성은 파산 가능.’ 당시에는 젊은 사람이 일을 안 하고 파산하려는 것 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개인회생·파산 상담을 할 때 는 우선적으로 몇 년 생인지를 물어보고, 40대 이하 무 직으로 파산신청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직장을 구해 개 인회생을 하도록 상담을 했다. “내가 일하기 싫어서 일 안 하는 사람이 소득 없다 고 파산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세상 사람들 다 빚 잔 뜩 지고 회사 관둔 다음에 파산하게요?” “다른 데서는 된다던데요.” “글쎄요. 제 생각에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러면 된다 는 곳에서 진행해 보세요.” 한번은 자신이 우울증이 너무 심해 일을 못 한다며, 빚이 있는데 파산을 할 수 없겠냐고 상담한 분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취직하고 개인회생 하세요.”라고 했더니, 온 라인에 “우울증이 뭔지도 모르면서, 나쁜 법무사”라는 취지로 상담 평을 남긴 적도 있었다. 소신을 깨고, 의뢰인에게 파산 신청 권유 ○○ 씨는 서류를 준비하던 중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몇 달째 소식이 끊겼다. 법무사가 연락 이 끊긴 의뢰인을 계속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사정이 급 한 또 다른 의뢰인들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채무가 그리 크지 않으니 그냥 갚으려나 보다, 하고 준비했던 서류를 폐기하려는데, 마침 ○○ 씨의 어 머니가 전화를 주셨다. “법무사님, 죄송해요. 우리 ○○이 다시 개인회생 준비를 하려고요. 도와주실 거죠?”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 씨는 파산을 하는 게 어떨까요?” 채무증대경위서보다 더 상세하게 작성한 의뢰인의 파산진술서를 제출하고, 진료 받은 그동안의 의료기록들까지 모두 제출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빠르게 파산선고 결정이 나왔다. 신청한 지 두 달도 안 돼 파산선고가, 9개월 만에 면책결정이 나왔다. 아마도 파산관재인에게 빠르게 서류를 제출했다면 더 빨리 면책 결정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12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을 거예요. 파산 사건이 잘 끝나면 금융권 대출은 모두 면책이 되니까 소액 있는 세금만 납부하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법무사님, 파산하면 혹시라도 불리한 게 생 길까 봐 개인회생을 하려 했거든요. 파산한다고 불이익 은 없겠지요?” “네, 파산을 해도 면책 받으면 큰 불이익은 없을 거 예요. 공무원이나 정치인, 이런 거 할 건 아니잖아요. 금 융에 관한 일을 할 것도 아니고요. 파산을 하고 다시 시 작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후에 약속된 변제금을 납부 하지 못해 폐지가 되면, 개인회생 채권자표는 바로 압류 를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에 통장이 압류되는 등 불이익이 크다. 그래서 개인회생을 할 경우에는 내가 끝까지 잘 변제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확신할 수 있 어야 한다. 신청 2달 만에 파산선고, 9개월 만에 면책 결정 파산을 신청하기 위해 ○○ 씨는 좀 더 상세한 진술 서를 작성해왔다. 개인회생은 앞으로 내가 버는 월급으 로 채무를 일부라도 갚겠다는 것이고, 파산은 채무를 다 탕감해 달라고 하는 것이니 파산 재판부에 제출하는 진 술서는 개인회생 신청 때 제출하는 ‘채무증대경위서’보 다는 좀 더 많은 분량으로, 더욱 상세히 인생의 중요한 지점에 대해 써내야 한다. 그리하여 ○○ 씨가 작성한 파산 진술서에는 이 지 면에 담지 못할 더 많은 슬픈 사연이 담기게 되었다. 개 인회생을 준비할 때는 한 번도 사무소를 방문하지 않았 던 ○○ 씨가 파산신청을 준비하면서는 딱 한 번 사무소 에 다녀갔다. 너무나도 파리하게 마른 몸이 안쓰러웠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파산 을 겁낼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해줬다. 우리 인생에 한 번 은 더 기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파산제 도라고. 법원에는 ○○ 씨가 진료 받은 그동안의 의료기록 들까지 모두 제출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빠르게 파산 선고 결정이 나왔다. 신청한 지 두 달도 안 돼 파산선고 가, 9개월 만에 면책결정이 난 것이다. 파산관재인에게 빠르게 서류를 제출했다면 더 빨리 면책 결정을 받을 수 있었을 터이다. 파산신청 후 면책 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파산관재인 에게 제출해야 하는 서류 리스트가 있는데, 내가 걱정했 던 대로 ○○ 씨는 서류 준비를 어려워했고, 가족들이 옆 에서 도와주느라 오래 걸렸던 것이다. 그때마다 필자는 관재인에게 ○○ 씨의 사정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다. 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을 하세요”, “개인회생 을 하세요” 하고 무심코 의뢰인에게 말했던 것을 반성했 다. 내 말에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이 있지는 않았을지, 젊은 나이여도 정말로 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지는 않았을지 뒷머리가 무겁다. 채무가 적더라도, 나이가 젊더라도, 정말 일할 수 없 는 지경에 놓인 분들이라면 우리 사회가 기꺼이 파산이 라는 제도를 통해 한 번 더 경제적 재기를 할 수 있는 기 회를 주어야 함에 나 또한 동의한다. WRITER 김선미 법무사(경기중앙회) 13 2024. 03. March Vol. 681

게임스톱 폭등에 올라탄 자들, 누가 가장 사악한가? 미국 개미들의 공매도 전쟁에 숨겨진 사기극, 『월 스트리트에게 한 방을 : 게임스톱 사가』 월 스트리트에게 한 방을 : 게임스톱 사가 (EAT THE RICH The GameStop Saga, 2011.~2023.) 정보 : 미국/다큐멘터리/3부작 제작 : 스토리 신디케이트, 월스트리트저널 스튜디오 2021년, 미국 개미들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에 대항하여 승부를 벌였던 게임스톱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불리던 이 대결에 과연 정의는 있었을까? 뺏고 빼앗는 전의 전쟁에서 진정한 승자란 있을까? ⓒ Netflix 제공 법으로 본 세상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밈 주식 뇌동매매, ‘게임스톱 사건’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 넷플릭스에는 유난히 돈과 관련된 다큐가 많습니다. 돈 공부에 관심이 많은 저를 사로잡는 콘텐츠가 그야말로 압도 적입니다. 넷플릭스에 “돈”이란 키워드를 넣고 검색해 보면, 정 말 돈 공부에 도움이 되는 많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2022년 제작된 「월 스트리트에게 한 방을 : 게 임스톱 사가」는 2021년 미국 헤지펀드 공매도 포지션에 대항 해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의 주식을 대량 매수해 주가를 폭등시킨, 이른바 ‘밈 주식’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분들이나 미국 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밈 주식’이란 용어와 그 용어를 만들어낸 ‘게임스톱’이란 회사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밈 주식’이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 적 유전자』에서 히트시킨 ‘모방의 문화’를 뜻합니다. 남이 사 니까 따라 사는 ‘뇌동매매’를 뜻하는 말이죠. 즉, 뇌동매매로 매수한 주식이 밈 주식입니다. 2021년 1월, 당시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소식보다 더 많 이 회자가 된, ‘게임스톱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완성도가 매 우 높고, 경제와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 다. 다큐는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모두가 좋아하는 주식’이라는 제목으로 게임스톱 과 밈 주식, 그리고 월 스트리트의 일반적인 패턴을 보여줍니 다. 미국 헤지펀드의 세계를 그린 영화 「페어플레이」 편에서 도 살펴봤듯이 헤지펀드는 장기적으로 오를 주식을 사고(롱), 단기적으로 내릴 주식을 파는(숏) ‘롱숏 펀드’입니다. 그런데 레버리지를 무한대로 쓰는 헤지펀드의 자금력은 막강해서 장기적으로 오를지 단기적으로 내릴지를 누가 결정하는지의 여부도 헤지펀드가 합니다. 2부는 ‘달을 향해’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개미 투자자들 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 일부 인기 인 플루언서들이 “게임스톱을 사라”, “월 스트리트와 싸우자”는 메시지를 던지며 밈 주식을 선동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3부는 게임스톱의 주가가 너무 올라 월 스트리 트가 큰 손해를 보자 매수 버튼을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한,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나스닥에도 상장)’를 집중적으로 비판 하고 있습니다. 며칠 만에 5달러에서 500달러까지 치솟은, ‘게임스톱’ 주가 당시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 폭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 고 있습니다. 5달러에 지나지 않던 한물간 기업의 주식이 단 며칠 만에 500달러까지 치솟았으니 비트코인 못지않은 대단 한 폭등 기록이죠. 그런데 이 기업을 알면 절대 투자할 수가 없 습니다. 이런 회사에 투자한다는 건 한마디로 SNS시대에 팩 스로 소통하겠다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거거든요. 게임스톱은 제가 기자로 일하던 90년대 미국 출장 때부 터 보았던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입니다. 이미 끝을 본 비디오 게임 타이틀을 더 이상 갖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 게임 마니아 들이 적은 돈을 내고 자신이 못해본 다른 중고게임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체입니다. 그런데 PS4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디오 게임 에 타이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 옛날이야 기죠. 저도 200개 이상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 전부 웹상에 있습니다. 클라우드가 하드 디스크를 대체하고, 비디오 게임 의 유통도 온라인으로 바뀐 지 오래이죠. ⓒ Netflix 15 2024. 03. March Vol. 681

될 불량주식입니다. 게임스톱은 최근 몇 년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2022년에도 주당 순손실이 6달러 29센트였고 가장 최근 분 기인 2023년 결산도 적자일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미국 주 식은 국내 주식과 달리 실적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 주 식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될 기 업이었죠. 실적도 전망도 필요 없다, 폭등하자 너도나도 추격매수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실적만 봐서는 안 됩니다. 테슬라가 실적이 좋아서 그렇게 오른 것은 아닙니다. 바로 CEO의 역량 과 비전 제시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성도 있어야 합니다. 경제란 인성과 따로 노는 숫자놀음이 아닙니다. 경제는 당연히 인간의 뜨거운 감정이 반영될 수밖에 없 고, 그 감정이 공적으로 발산될 때는 도덕심이 됩니다. 돈 못 벌고 전망이 없으면 경영진 인성이라도 좋아야 하 는데, 게임스톱은 그것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주가가 폭등하 자 자신들의 보유주식을 팔아치우고 주식을 마구 찍어(유상 증자) 돈을 벌려고 애쓴, 모럴 해저드의 대표적인 케이스였죠. 당시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 폭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5달러에 지나지 않던 한물간 기업의 주식이 며칠 만에 500달러까지 치솟았으니 비트코인 못지않은 대단한 폭등 기록이죠. 그런데 이 기업을 알면 절대 투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회사에 투자한다는 건 한마디로 SNS시대에 팩스로 소통하겠다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거거든요. ⓒ Netflix 이런 낡은 사업 모델로 인해 해가 갈수록 매출이 줄어들 어 망하기 일보직전인 회사의 주가가 갑자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으니, 대형 사건이 아닐 수 없었던 거죠. 당시 저도 게 임스톱 주가가 갑자기 미친 듯이 오르길래 70달러일 때 들어 갈까 고민했는데, 잠깐 사이 벌써 300달러로 뛰었더라고요. 사실 성장주 장기투자가 원칙인 사람들, 대부분의 서학 개미들은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은 절대 거들떠봐서도 안 슬기로운 문화생활 16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물론 주식 시장은 누군가가 손해를 보면 누군가는 이익 을 보게 마련입니다. 다만, 항상 헤지펀드가 승리했고 개인 투 자자들이 졌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이 이긴 것이었죠. 떼돈을 번 자 VS 떼돈을 잃은 자 그런데 과연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선다는 명분의 개 미들은 순수했을까요? 아니, 레딧과 유튜브에서 게임스톱을 사라고 맨 먼저 선동했던 미국의 ‘마바라’ 1 들은 도덕적으로 떳떳할까요? ‘미국의 슈카’2 로 불리는 주식 유튜버, 로어링 키티는 게 임스톱의 기업 가치만 보고 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그는 이미 5달러일 때 다량으로 주식을 매집해 놓고 60배의 수익을 올 린 뒤 매도했습니다. 이후 800달러까지 치솟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공매도 세력이 더 이상 공매도를 치지 않고 도망가면서 며칠은 올랐 으나, 로어링 키티를 비롯한 레딧의 반 월 스트리트 세력이 매 도를 시작하자 폭락하기 시작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점에 물 리며 큰돈을 잃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게임스톱의 주가는 얼마일까요? 2022년 7월의 액면분할3 을 거쳐서 14달러이니, 가장 높았을 때의 1/20 토막이 난 거죠. 주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30일이 지나면 상장 폐기되어, 내가 가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됩니다. 게임스톱은 지금도 돈을 못 벌고 앞으로도 못 벌 것 같 습니다. NFT 게임을 개발했다는 최근 뉴스가 있었는데, 이미 NFT는 사람들이 기억조차 못하는 사어(死語)가 되었습니다. 저는 상장폐지가 정상인 게임스톱의 주가가 아직도 14 달러나 되는 이유는, 지난 2022년 1월의 폭등이 다시 오길 기 다리며 여전히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달려드는 다수의 미 국 개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주식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유상증자와 무상증자죠. 주식을 찍어 팔면 유상증자고, 기존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눠 주면 무상증자입니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 가가 하락합니다. 투자를 할 때 가장 피해야 할 기업이 유상 증자를 자주 하거나 전환사채를 자주 발행하는 기업입니다. 유상증자가 잦다면 둘 중 하나라고 봐야죠. 돈이 없거나 돈 에 미쳤거나. 이런 기업은 사실 망해야 하고, 망하도록 그냥 놔두는 게 최선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업이 망하도록 주도하는 이들 이 있죠. 바로 헤지펀드가 가장 잘하는 공매도 세력입니다. 공매도는 당연히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기업, 이른바 ‘못 난이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돈을 법니다.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산 기업의 주식이 공매 도를 당하면 주가가 내려갈 수밖에 없지만, 살아남아야 할 기 업이 살아남고 거품 기업은 주가가 떨어져야 합니다. 공매도 세력이 시장을 정화하는 기능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죠. 게임스톱 주식도 그런 관점에서 당연히 헤지펀드 몇 곳 이 달려들어 공매도를 때렸습니다. 그런데 ‘레딧’이라는 미국 개미들의 최대 커뮤니티에 동정 여론이 일었는지, 아니면 평 소 자신들의 돈을 쓸어가는 월 스트리트에 분노가 폭발한 것 인지, 갑자기 개미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를 늘리던 헤지 펀드들은 너무 놀라 포지션을 바꿔 매수로 돌아서죠. 이게 바 로 ‘숏 스퀴즈’입니다. 헤지펀드라는 골리앗이 미국 개미들인 ‘로빈후드’들에게 그야말로 쓴맛을 본 것이죠. 다큐 속 화면에서는 개미들이 활동하는 ‘레딧’에서 재미 있는 짤과 위트 있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을 보여줍니 다. 사람들은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지에는 무관심한 채 ‘갑자기 이 주식이 왜 오르는 거지?’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매수 버튼을 눌러댑니다. 그렇 게 주가가 정말 미친 듯이 올라가죠. 일종의 추격 매수입니다. 이날의 사건으로 60억 달러를 손해 본 헤지펀드 매니저 도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8조를 날린 거죠.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은 토탈 200억 달러의 손해를 보았습니다. 30조 원을 날린 겁니다. 1 무조건적인 매도를 부추기는 주식 관계자를 비하하는 용어 2 슈카월드 : 300만 구독자를 거느린 경제방송 1위 유튜버 3 주식을 쪼개서 주식이 싸게 보이게 하려는 운동, 주가 상승에는 긍정적이다. 17 2024. 03. March Vol. 681

다수의 뜻은 집단지성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집단 폭력 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헤지펀드 공매도꾼은 물론 애널리스 트들도 싸잡아 비판합니다. 다큐에서는 기업 분석의 지표로 활용되는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 순자산 비율), ROE (자기자본 수익률) 등을 설명합니다. PER(Price Earnings Ratio)은 주가 대비 순이익 비율을 의미하며, 기업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냅 니다. PER이 낮을수록 기업이 1원의 이익을 내는 데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투자 가치가 높다 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PBR(Price Book-value Ratio)은 주가 대비 순자산 비율 을 의미하며,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얼마나 적절한지 를 나타냅니다. PBR이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 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투자가치가 높 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ROE(Return On Equity)는 비율로 산정되는데, 자기자본 으로 얼마나 큰 이익을 내는지를 따집니다. 보통 20 정도면 뛰어난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표들이 어렵 고, 애널리스트들이 개인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부정하는 세력들이 있고, 작품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합니다. 게임스톱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딥 퍼킹 밸류 (DFV)’라는 나름의 기업분석법으로 기업 가치를 측정합니다. 물론 주가가 반드시 실적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고 비례 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월 스트리트에서 게임스톱 에 회의적일 때 초기에 들어간 사람들은 정말 많은 돈을 벌었 죠.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부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돈을 번 사람보다는 추격매수로 뇌동매매하다 돈을 잃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렇게 군중심리로 주 가가 요동치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실적 같은 객관적인 지표가 주식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게 바람직하죠. 넷플릭스의 로빈후드 비판, 과연 공정했나? 많은 사람들이 로어링 키티를 고소했고, 법원은 이들의 고소를 기각했습니다. 명백히 주가 조작 작전인데, 미국 법원 은 다르게 본 듯합니다. 작품 1부와 2부는 게임스톱과 소위 개미들을 자극해 공매도 세력과 정면으로 맞서게 한 뒤 시세 차익을 올린 이들을 비판하고, 마지막 3부에서는 미국 개미 들이 애용하는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와 헤지펀드 증권사 ‘시 슬기로운 문화생활 18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타델’을 정면 공격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게임스톱 주가가 정점에 올랐을 때 로빈 후드 앱에서는 매수 버튼이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로 빈후드의 대표는, 주문이 너무 몰려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 황에서, 매도 버튼 정지는 소유한 사람들의 재산에 손을 대 는 행위라 불가능해서, 할 수 없이 매수 버튼을 일시 정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궁색한 변명이죠. 로빈후드는 찰스 슈와브나 아메리트레이드와 달리 주식 매수·매도 시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이는 서민 친화적이고 월 스트리트에 항상 당하는 개미들을 위한 방침이라고 말했 지만, 실은 다른 수익모델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거래 정보 를 다른 증권사에 넘겨 그 데이터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 왔던 거죠. 바로 ‘시타델’이 그 거래정보를 산 주요고객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로빈후드를 의적처럼 영웅시했지만, 사실 로빈후드 의 수익모델은 B2C가 아니라 B2B였던 셈입니다. 시타델은 지난 2022년 초 구조조정을 심하게 겪으며 구 제금융을 받기도 했지만, 2021년 초에는 게임스톱 공매도를 이끌었던 헤지펀드 ‘엘빈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시타 델이 자신들의 투자금을 지키기 위해 로빈후드에 압력을 행 사했음이 분명했죠. 다수가 원한다고 항상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로빈후드와 시타델, 그리고 레딧 및 유튜브를 이용 해 사리사욕을 채운 로어링 키티 같은 인플루언서 중에서 가 장 사악한 이는 누구일까요? 저는 마치 히틀러와 스탈린 중 에서 누가 더 악인인지를 묻는 질문과 같은 우문이라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셋 다 똑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비판의 강도에서 시타델이나 로빈후 드를 더 비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올린 사람보다 주가가 올라 따라 들어가다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마땅히 떨 어져야 할 주식이 떨어져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 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게임스톱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탐욕 의 크기와 정도는 헤지펀드의 공매도꾼과 전혀 다르지 않았 습니다. 다만, 판돈이 부족하고 기업에 대한 정보력이 부족했 을 뿐이죠. 이들이 어쩌다 똘똘 뭉쳐 공매도꾼을 제대로 혼내준 건 맞는데, 이건 결과론적인 설명이고 이들의 동기는 오직 하나 ‘돈을 벌자’는 욕심이었습니다. 정말 비트코인처럼 단기간에 벌어보고 싶어서 투자가 아닌 투기, 그리고 도박에 뛰어든 겁 니다. 물론 사업도 제대로 못 하면서 모럴 해저드의 극치를 보인 게임스톱 역시 이 사기극의 진정한 주인공임은 분명해 보이고요. 넷플릭스는 분명 록앤롤과 히피의 정신으로 진보적인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기업의 탐욕에 부정적이며, 특히 거리 가 월 스트리트에 가까울수록 그 기업이 사악하다는 생각 속 에서 다큐를 만든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유저 들은 기본적으로 개미들과 같은 편일 거라는 생각을 했을 수 도 있죠. 그러나 경제에서는 다수가 원한다고 그것이 항상 진실 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WRITER 신진상 재테크 전문 저술가 · 자산 관리사 · 입시 컨설턴트 솔직히 말하면 게임스톱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탐욕의 크기와 정도는 헤지펀드의 공매도꾼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똘똘 뭉쳐 공매도꾼을 제대로 혼내준 건 맞는데, 이건 결과론적인 설명이고, 이들의 동기는 오직 ‘돈을 벌자’는 욕심뿐이었습니다. 물론 사업도 못 하면서 모럴 해저드의 극치를 보인 게임스톱 역시 이 사기극의 진정한 주인공임은 분명해 보이고요. 19 2024. 03. March Vol. 681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의 배경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와 더불어 이미 인구감소의 시대로 진입 하였다. 2020년에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자연감소 현 상이 나타났으며, 이후 4년 연속으로 주민등록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주민등록 인구는 5천133만 명이며, 전 년 대비 11만 명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인구의 자연감소와 더불어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으로 인 한 사회문제 역시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2019년 처 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후 인구 격차 역시 증가 추세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수도권 인구(50.69%)가 비수도권 인구 (49.32%) 보다 많았다. 이처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인구와 지역 간 격차가 심각해지 면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위기 속 에서 2022.6.10. 인구감소지역의 각종 특례를 담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입법과정 및 의의 지방의 인구감소·소멸 위기, 지역특성 맞춘 대응책 필요해 01. 02.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의 제정 현황과 향후 과제 Attention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0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의 주요 내용 해당 법률은 총 6장 34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상향적 수립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기본계획(5년 단위)과 시행계획(1년 단위) 을 상향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시·군·구가 기본계획을 수립 하고 시·도는 시·군·구의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 하며, 마지막으로 국가는 지방자치단체의 기본계획을 바 탕으로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2023.12. 「제1차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2022~2026)」을 수립하였으며, 시행계획은 2023년 계획부터 수립해 진행 중이다. 이 계획에는 비전·목표, 추진 기반 및 3대 전략, 16대 추진과제 및 43개 실천과제가 있다. 3대 전략에는 ①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과 산업 진흥, ②매력적인 정주 여건 조 성 지원, ③생활인구 유입 및 활성화 도모가 있다. 2) 생활인구 개념의 도입 및 지원시책 수립·시행 이 법률을 통해서 새롭게 ‘생활인구’란 개념이 도입 되었다. 생활인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 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주민등록인구, 체류인구, 외국인등록인구로 구성된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과 동법 시행령, 「생활인구의 세부요건 등에 관 한 규정」(행정안전부고시)에 제시되어 있다. 생활인구의 구체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 ① 주민등록자 :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으로 등록한 사람으로,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 구역 에 거주지를 가진 자(외국인 예외) ② 체류하는 자 : 통근·통학·관광·휴양·업무·정기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주민등록지 이외의 지역을 방문하여,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인 사람 제21대 국회에서는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과 관련한 10건의 제정 법률안이 발의되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2022.5.16. 이 10건의 제정법안의 내용을 통합 및 조정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안」(대 안)을 전체회의에 상정, 위원회 안으로 제안하기로 의결 하였다. 위원회 대안은 2022.5.29.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원안 가결되었다. 이후 2022.6.10.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 별법」이 제정되어 공포되었고, 지난 2023.1.1.부터 시행되 었다. 이 법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정되었다. 그동안 여러 법률에 서 단편적으로 운영되던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지원을 보 다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여기서 “인구감소지역”이란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소 멸이 우려되는 시·군·구를 대상으로 출생률, 65세 이상 고 령인구, 14세 이하 유소년인구 또는 생산가능인구의 수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을 말한다(「지 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제12 호). 인구감소지역의 지정은 고시일로부터 5년마다 대통 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장관 이 지정·고시한다. 행정안전부는 2021.10.19. 인구감소지역으로 89개 지역을 선정하였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 3곳(동구, 서구, 영도구), 대구 2 곳(남구, 서구), 인천 2곳(강화, 옹진), 경기 2곳(가평, 연 천), 강원 12곳(고성, 삼척, 양구, 양양, 영월, 정선, 철원, 태 백, 평창, 홍천, 화천, 횡성), 충북 6곳(괴산, 단양, 보은, 영 동, 옥천, 제천), 충남 9곳(공주, 금산, 논산, 보령, 부여, 서 천, 예산, 청양, 태안), 전북 10곳(고창, 김제, 남원, 무주, 부 안, 순창, 임실, 장수, 정읍, 진안), 전남 16곳(강진, 고흥, 곡 성, 구례, 담양, 보성, 신안, 영광, 영암, 완도, 장성, 장흥, 진 도, 함평, 해남, 화순), 경북 16곳(고령, 군위, 문경, 봉화, 상 주, 성주, 안동, 영덕, 영양, 영주, 영천, 울릉, 울진, 의성, 청 도, 청송), 경남 11곳(거창, 고성, 남해, 밀양, 산청, 의령, 창 녕, 하동, 함안, 함양, 합천)이다. 03. 21 2024. 03. March Vol. 681

▶ <표1> 인구감소지역의 주요 지원 특례(제21조~제28조) 분야 주요 내용 보육 국공립어린이집 우선 설치, 기부채납이나 무상임대 방식으로 민간어린이집, 가정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 등 교육 유·초·중·고등학교 시설·설비 및 교원 등의 통합 운영, 학교 설립 기준 및 인가 특례, 교육시설 설치 및 해당 지역으 로 이전하려는 자에게 행·재정적 지원, 지방대학 지원 강화 등 의료 의료기관을 직접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사업 지원, 지역보건의료기관 간 협력 강화, 의료취 약지 거점의료기관 지정 및 우선 지원 등 주거·교통 이주자에게 공공임대 주택 우선 공급, 신축 및 주택 개·보수 비용 일부 지원, 섬 주민 및 섬 주민 차량에 대해 운임 및 요금 지원, 대중교통취약지역 주민의 교통서비스 지원 등 문화 단독주택에 작은도서관 설립, 문화·관광·체육시설 설치 및 해당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자에게 행·재정적 지원 등 외국인 체류 외국인에게 사증 발급절차, 체류자격 변경 등 노후·유휴시설 노후·유휴시설 관리실태 주기적 점검, 노후·유휴시설 복합적 활용 촉진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시책강구 등 산업 산업단지 활력 증진을 위한 행·재정 지원 감소지역을 대상으로 매년 정부출연금 1조 원이 재원 (2022년 7,500억)으로 지원되며, 기초자치단체에 75%, 광 역자치단체에 25%의 재원이 각각 배분된다. 4)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례 마련 인구감소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보육, 교육, 의 료, 주거·교통, 문화, 외국인, 노후·유휴시설 관리, 산업단지 등의 분야에 관한 특례를 두었다. 동법 제21조~제28조에 규정된 주요 지원 특례는 <표1>과 같다. 향후 과제 : 실효성 있는 특례의 발굴 및 보완 필요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지역의 활력을 제고시 키고,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에 맞 춘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인구감소지역의 수요 를 반영해 특례를 보완하고, 실효성 있는 새로운 특례를 ③ 외국인 : 「출입국관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등록 을 한 사람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 한 법률」 제6조에 따라 국내거소 신고를 한 사람 결국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등록외국인(등록인 구)과 더불어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체류 인구)으로 구성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지역 내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 필요한 지원시책 등을 수립·시행 할 수 있다. 3)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재정지원 이 법률에서는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재정지원 관련 규정을 두었다. 국가 단위 사업 공모 시 일정 부분의 인구 감소지역 우선 배정(제13조), 지방교부세의 특별 지원(제14 조), 지방자치단체의 계획수립 시 지방소멸대응기금과 연 계(제20조) 등이 있다. 특히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22년부터 10년간 인구 04.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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